길드(Guild)는 중세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유럽의 도시를 중심으로 상인과 장인들이 조직한 조합입니다.
길드는 사업권 면허를 통해 해당 지역의 생산권 또는 상권을 독점하면서 일반적으로 한 도시를 거점으로 단일 품목의 거래를 중재하여 영향력을 행사하였습니다.
길드의 기원은 고대 로마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콜레지움(collegium), 콜레지아(collegia), 코르푸스(corpus), 콜레기아(Collegia Tenuiorum) 등으로 불렸던 고대 로마의 상공업 조합은 특정 상품을 중심으로 모인 상인들의 조합이었습니다.
고대 로마의 상인들은 원거리 운송 같은 문제를 두고 금전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조합을 만들어 부담을 줄이는 행보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서로마 제국이 멸망하고 해당 시기의 길드들은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렸습니다.
이후, 중세에 이르러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장인들이 뜻이 맞는 동업자들과 함께 조합을 만들고 자신들의 기술과 상품에 대한 사항들을 조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조합의 범위가 넓어지자, 생산도구를 소유하고 해당 분야에서 숙련된 장인인 마스터들은 길드를 만들어 영역을 확대합니다.
초창기 길드의 모습은 직능 조합이나 노동조합, 카르텔 또는 비밀결사와 같은 형태였지만 영향력이 확대되어 국가의 인정을 받기 시작하면서 길드의 설립은 영주 또는 해당 지역의 통치자가 직접 사업의 허가를 내주었으며 이를 토대로 길드가 조직되고 조합원의 충원, 도제의 고용과 훈련, 생산 도구의 소유와 관리 등에 대한 자치권을 인정받기 시작합니다.
또 자체적으로 길드는 부정한 거래를 하다 발각된 회원을 추방할 수 있었습니다.
중세 도시 내에서 상행위는 길드 회원과 각종 전문직에 종사하던 리버리(Livery, 귀족의 시종 또는 경비)에게만 허용되었는데, 자치권을 획득한 길드는 중세 시대 경제를 빠르게 장악하기 시작합니다.
중세 도시의 경제는 대개 길드의 통제 하에 있었지만 몇몇 도시는 길드에 속하지 않은 상인과 장인들도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었습니다.
길드가 통제하는 도시에서는 직공의 수, 생산량, 거래량 등을 엄격히 규제하였으며 도제 제도를 통해 장인을 육성하기 시작했고 나이 어린 수습생을 도제로 받아들여 교육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 시험을 통과하면 직인의 자격을 부여하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지위가 높은 마스터는 길드의 운영에 관여하면서 길드 시스템이 갖춰지자 경제가 발전하면서 길드는 더욱 깊게 뿌리를 박으면서 경제의 중심이 됩니다.
경제가 활성화되고 상업의 성장과 함께 길드가 발달하면서 상인 자본이 주도하는 수공업이 발달하기 시작하였고 섬유 산업과 같은 경우엔 공장제수공업(공장을 세운 뒤, 노동자를 모아 분헙하여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것)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산업을 소유한 부유한 상인들은 부르주아라고 불리게 됩니다.
부르주아는 원래 성 안에 사는 사람이란 뜻이지만 부유한 상인들은 주로 성 안에 거주하고 성 외곽의 작업장을 운영하며 직공을 고용하였기 때문에 부르주아란 곳 자산가를 칭하게 되었습니다.
직공들 역시 오랜 수련을 거친 숙련공으로서 수공업의 발달과 함께 초보적인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자신들의 권익을 지키려 했습니다.
하지만 중세가 지나 근대로 들어서면서 부르주아의 영향력은 확대되고 직접 제작하는 선대제수공업(상인에게서 원재료를 제공받은 소생산업자가 집에서 재료를 가공, 제품을 만들어 상인에게 값을 지불하고 상인은 그 제품을 시장에 갖다 파는 산업형태)보다 공장제 산업이 커지면서 길드 내에서도 “가진 자”와 “못가진 자”로 회원들이 분화되면서 길드는 점차 몰락의 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산업혁명이 이미 절정에 달했던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에는 길드는 “적폐”로서 지탄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당시 길드는 자유무역을 방해하고 기술혁신을 가로막으며 산업 발전의 걸림돌이라고 불렀으며, ‘장 자크 루소’나 ‘애덤 스미스’와 같은 인물들은 자유방임주의를 우선시했으며 프랑스 혁명을 통해 1971년 프랑스에서는 제조업 법을 제정하여 길드의 독점권을 폐기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길드의 독점권이 사라지고 회사령에 따른 근대 기업들이 형성되자 길드는 경제 주체로서의 자격을 상실하였으며 길드 유지의 근간이었던 특허장의 발급은 기술과 재화에 대한 특허와 저작권으로 대체되면서 길드는 옛 시대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현재의 길드는 종종 오늘날의 노동조합에 비유되기도 하지만 재화의 생산에 따른 생산 도구와 인력을 자체 조달하고 재화의 생산도 자율로서 조절하였기 때문에 오히려 현대의 카르텔과 유사합니다.
하지만 직인들은 스스로 조작하여 노동 시간과 같은 것을 두고 마스터와 협상을 벌이고 단체 행동을 한 것을 생각하면 노동조합의 영향을 끼쳤다고는 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의 기업의 조직과 규제에서 특허나 영업 비밀 같은 개념은 길드의 운영에서 유래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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