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칼부림 현장에서 도망친 경찰의 변명 "내가 대신 찔렸어야 했냐"

 

앞서 지난 2021년 11월에 ‘인천 빌라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했었습니다.

 

당시 경찰은 빌라 4층에 살던 C씨(51·남)가 3층 거주자인 40대 여성에게 흉기를 휘둘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지하지 않고 피해자를 방치한 채 현장을 이탈했었습니다. 

 

그 결과 피해자는 가해자가 휘두른 흉기에 목을 찔려 의식을 잃고 뇌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남편과 딸은 경찰관 대신 가해자와 맞서 싸우다 얼굴과 손 등을 다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여론이 크게 화가 난 이유는 당시 경찰들이 흉기를 소지한 피의자와 대면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삼단봉, 테이저건 등 장비를 갖추고 있었지만 범행을 제지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어제(25일) 인천지법 형사항소1-3부는 선거 공판에서 직무유기 혐의로 기소된 A(50·남) 전 경위와 B(26·여) 전 순경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사건 현장을 이탈한 사이 피해자는 가해자로부터 중한 상해를 입었다”며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경찰관이면 가해자를 제지하고 피해자와 분리했어야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A 전 경위는 ‘구급차를 부르기 위해 빌라 밖으로 나갔다’면서 이해할 수 없는 변명을 했고, B 전 순경도 ‘피해자 대신 흉기에 찔렸어야 했느냐’면서 변명했다”며 “그 사이 피해자 가족들이 맨몸으로 가해자와 싸우다가 다쳤다”고 설명했습니다.

 

참고로 당시 A 전 경위는 “건물 안에서 무전이 잘 터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전을 하기 위해 나왔다고 주장했습니다.

B 전 순경은 “솟구치는 피를 보고 ‘블랙아웃’ 상태가 됐다”며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었습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싸우면서 절망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묵묵하게 일하는 대다수 다른 경찰관들의 자긍심도 무너졌다”고 일갈했습니다.

 

그러면서 다만 “A 전 경위는 이 사건으로 경찰 조직에서 불명예 퇴직을 했고, 사건 발생 당시 근무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은 B 전 순경도 현재까지 우울증으로 고통받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