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경제/경제용어

공유지의 비극이란?

대주주 산타 2023. 9. 7.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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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지의 비극(The Tragedy of the Commons)은 미국의 생태학자이자, UCSB 생물학과 교수인 개럿 하딘(Garrett Hardin)에 의해 만들어진 개념이며 1968년 12월 13일 자, 사이언스(Science)지에 실렸던 논문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개릿 하딘은 많은 논문을 냈지만 주목받지 못하였지만 [공유지의 비극]이라는 논문은 학자들은 물론 일반인들도 이해하기 쉬운 비유로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해당 논문의 주된 내용은 주인이 없는 공동 방목장에선 농부들이 경쟁적으로 더 많은 소를 끌고 풀을 뜯게 하는 것이 이득이므로 그 결과 방목장은 곧 황폐화되고 만다는 걸 경고하는 개념을 은유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목초지의 자원은 유한하므로 많은 농부들이 소를 끌고 와 목초지의 풀을 먹이로 준다면 언젠가는 풀이 모두 없어질 것이며 목초지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게 되고 결국에 사람들은 그 자리를 떠나게 되면서 비극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런 공유지의 비극은 초지뿐 아니라 어장에서도 자주 발생합니다.

우리나라 서해에서는 공유 해역이 아닌 곳까지 중국 어선들이 들어와 마음대로 조업을 하면 나중에는 물고기의 개체 수가 크게 감소할 수도 있습니다.

개럿 하딘의 공유지의 비극은 실제로 산업혁명시대에 일어났던 일을 기반으로 작성한 것입니다.

지하자원, 초원, 공기, 호수의 물고기 같은 공동체 모두가 사용해야 할 자원들을 시장의 기능에만 맡겨 두면, 현재 세대가 남용하여 자원이 고갈될 위험이 있는 것을 말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국가가 특정 산, 바다 및 호수들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여 관리하는 것은 공유지의 비극을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개릿 하딘이 지적한 공유지 비극에는 가정 상의 문제가 있습니다.

1.첫째, 개릿 하딘이 실질적으로 거론한 대상은 잘 관리된 공유 자원이 아니라 아무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오픈 액세스(open access) 형태의 자원이라는 것입니다.

2.둘째, 개릿 하딘은 공동체 구성원들 간의 의사소통이 거의 없거나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가정했습니다.

3.셋째, 개릿 하딘은 사람들이 오로지 눈앞의 자기 이익만을 위해 행동한다고 가정하였습니다.

 

4.넷째, 개릿 하딘은 이 비극을 바로잡기 위한 해결책으로 사유화 또는 정부 개입이라는 두 가지 해결책만을 제시했습니다.

사람들은 항상 장기적인 상황을 예측하고 고려합니다.

따라서 장기적인 계획을 통해 서로 의견을 제시하고 소통을 통해 상황을 정리하게 되기에 개릿 하딘의 공유지 비극에는 가정 상의 문제가 존재하는 것입니다.

2009년에 여성으로서 노벨 경제학상을 처음 수상한 엘리너 오스트롬(Elinor Ostrom)은 이해관계자들의 조정을 통해 공유지의 비극 문제를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그녀의 연구에 따르면 공유지의 자원을 공동 사용할 때의 효율성이 중앙정부가 개입하여 공유지 관련 지방정부의 소유권을 강화하는 것보다 정부 개입 없이 이해관계자들이 서로 조정해 공유지를 유지할 정도로 사회성을 지니고 있기에 상황을 충분히 정리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1920년대 미국 메인주 연안의 바닷가재 어장은 남획으로 인해 바닷가재의 씨가 말랐지만 어부들이 바닷가재 통발을 놓는 규칙, 순서 등에 대한 자치 규율을 만들면서 메인주 어부들은 미국 북동부의 다른 해안과 캐나다의 바닷가재 어장이 완전히 붕괴되는 와중에도 살아남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따라서 이해관계자들이 협력을 원만히 이뤄 공유지가 잘 운영되고 있었는데 정부가 개입해 상황이 오히려 악화될 수도 있습니다.

아프리카의 마사이족은 영국 식민 지배 이전까지 부족 단위로 목초지를 잘 관리하였지만 부족들이 운용하는 관리 제도를 이해하지 못한 영국은 초지를 보호한다며 법을 만들고 행정력을 동원해 이용자 수를 제한하면서 그 결과 자치 제도가 무너진 상황에서 초지를 감독할 감시 인력이 부족하게 됐고, 영국이 시행하는 제도를 믿지 못한 사람들이 초지에 가축을 풀면서 결국 초지가 황폐화됐습니다.

1998년 마이클 헬러(Michael Heller)는 공유지의 비극에 반대인 반공유지의 비극(tragedy of the anticommons)의 개념을 도입하였습니다.

반공유지의 비극은 지식과 관련된 분야에서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인터넷에서 수많은 정보와 지식이 돌아다니면서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공짜로 가치가 높은 지식을 습득할 수 있기에 사람들은 더 이상 값진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려고 할 것입니다.

이런 가치 있는 정보에 대해 지적 재산권을 허용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 지적 재산권 제도와 특허 과잉 경향 때문에 희귀한 자원들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는 상황을 이 개념으로 묘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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