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슈·시사

원유를 감산하는 사우디, 엇갈리는 동맹관계

대주주 산타 2023. 8. 2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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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오랜 석유 동맹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생산 감산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을 앞두고 있기에 사우디의 이러한 움직임이 상당히 거슬리는 상황입니다.

 

특히, 연준이 계속해서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기에 물가는 크게 요동치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 사우디가 원유를 감산한다면 미국의 물가는 더욱 크게 뛰어오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미국은 셰일산업과 전략비축유를 풀어서 시장 안정화를 도모하고 있지만, 생각보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사우디가 원유 감산을 외치는 이유는 지금 당장 돈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사우디는 언젠가 석유의 시대가 끝이 날 것이라는 알고 있기에 친환경에너지와 네옴시티 같은 다양한 프로젝트를 무리하게 진행중인 상황입니다. 

 

그래서 우크라이나와 전쟁중인 러시아가 자금을 모으기 위해 원유 감산이 절실히 필요한 것과 비슷한 이치인 것입니다.

 

 

그리고 사우디는 현재 이스라엘과의 외교 정상화를 하는 대신 미국이 사우디의 민간 핵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한 상황입니다.

 

그동안 미국은 사우디에 미군을 배치하여 사우디를 지키면서 석유와 달러의 시너지를 이용해 지금의 세계 패권을 쥐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두 국가의 사이가 틀어지기 시작하면서 사우디는 언제 발을 뺄지 모르는 미국에 대비하여 독자적인 노선을 걷거나 새로운 동맹을 찾을 수도 있다는 제스처를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은 사우디가 자국의 우라늄을 농축하지 않거나 사우디 왕국 내의 우라늄 매장물을 채굴하지 않기로 합의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만에 하나 사우디 민간 핵 프로그램을 돕는 게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흐르자, 사우디는 만약 대화가 실패한다면 곧 중국 회사로 바꿔 발전소 건립을 추진한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사우디 정부는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와의 국경 근처인 사우디 동부 지방에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해 중국 국영 원자력 기업인 중국핵공업그룹(CNCC)의 제안을 면밀히 검토중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우리나라도 딜레마에 빠진 상황입니다.

 

현재 사우디 발전소 건립을 두고 한국과 중국이 경쟁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만약 미국이 우라늄 농축을 허용할 경우 한국 원전을, 불허할 경우 중국 원전을 선택하게 되는 상황에 빠질 것입니다.

 

이에 우리나라 역시 가슴을 졸이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우디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반미 세력의 연합이라고 할 수 있는 브릭스에 가입하기로 하였습니다.

 

브릭스는 현재 5개 회원국이 가입되어 있는데, 전 세계 인구의 42%, 영토의 26%, 국내총생산(GDP)의 23%, 교역량의 18%를 차지하고 있기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만약 여기에 사우디가 들어온다면 그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전망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중동의 반미 국가중 선두에 서있는 이란입니다.

 

이란은 사우디와 마찬가지로 브릭스에 가입할 예정인데 사우디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란은 사우디가 원유를 감산하는 틈을 타 증산을 외치면서, 원유생산량을 계속해서 늘리고 있습니다.

 

이란은 현재 330만 배럴까지 원유생산량을 늘렸는데, 이란 석유부에 따르면 다음달 말에는 이란의 일일 생산량은 340만배럴까지 높아질 전망입니다.

 

340만배럴은 미국·이란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던 지난 2018년 5월 이후 가장 많은 수준입니다.

 

즉, 사우디가 감산한 틈을 타서 쏠쏠한 재미를 보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우디에게는 한 가지 변수가 더 존재합니다.

 

바로 베네수엘라입니다.

 

베네수엘라는 전 세계 원유 매장량 1위입니다.

 

하지만 오랜 제재 탓에 자국 원유 생산 시설이 낙후한 탓에 일일 생산량은 75만배럴에 불과합니다.

 

사우디의 일일 원유 생산량인 900만배럴의 8.3% 수준인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 미국정부는 베네수엘라 행정부가 공정한 선거를 보장할 경우 제재를 완화한다는 방침을 보였기에, 베네수엘라가 국제시장에 복귀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만약 베네수엘라가 돌아온다면 국제유가 시장은 큰 움직임을 보이게 될 것입니다.

 

특히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에 미국 오일 업계 큰손인 셰브런이 깊이 개입되어 있기에 미국으로서는 절대 나쁘지 않은 상황입니다.

 

셰브런은 이미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기업 PDVSA와 합작법인 4개사를 운영 중으로 언제든지 원유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이렇듯 사우디가 미국과 중국을 놓고 간을 보자, 미국은 베네수엘라를 이용하여 사우디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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