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분석·리포트

인간의 일자리를 대신하는 로봇

대주주 산타 2023. 8. 22.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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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제조업체들의 산업용 로봇 주문 총액은 16억 달러(약 2조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늘었다고 합니다.

이는 업계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최고 증가율입니다.

미국 제조업체들이 로봇 주문을 늘리고 있는 이유는 노동력 부족과 임금 상승 때문입니다.

텍사스주(州) 오스틴에 있는 반도체 장비 등 기계 장비 제조업체인 아테나매뉴팩처링의 존 뉴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거래업체들로부터 주문이 늘고 있지만, 교대근무를 실시할 만한 노동력 확보가 힘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로봇 활용도는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제조업뿐 아니라 식품과 소비재, 제약 등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을 생산 공정에 투입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로봇을 주문하는 업체의 생산 공정을 분석한 뒤 이에 맞는 로봇을 제작했지만 최근엔 업체들의 다양한 요구에 맞는 로봇들이 개발, 출시되면서 로봇의 수요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로봇이 우리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것은 예전부터 예견되었던 일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세상을 덮치면서 본격적인 로봇의 시대라는 포문을 열었습니다.

가장 먼저 서비스 로봇이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서비스 로봇은 고객지향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기계 또는 자동화된 컴퓨터 프로그램입니다.

고객의 특정한 요구를 감지, 이해, 대응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아직까지는 고객들이 로봇보다 사람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높은 기대치를 갖고 있기에 당장 대중화를 기대하기에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최근 호텔과 식당을 중심으로 로봇들이 투입되어 서빙을 하고, 주문을 받으면서 서비스 로봇의 통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로봇산업진흥원, 한국로봇산업협회가 지난해 공동발간한 ‘2020년 기준 로봇산업 실태조사 결과보고서’를 보면 2020년 국내 서비스 로봇 시장의 규모는 약 8577억 원으로 매출액과 사업체 수 등에서 모두 제조업용 로봇의 성장률을 압도했습니다.

로봇 시장의 미래가 기대되는 만큼 대기업도 로봇 시장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종희 부회장은 “신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는데 그 첫 행보는 로봇”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정부 역시 서비스 로봇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15일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한국이 국제표준화기구(ISO)에 제안한 ‘서비스 로봇의 소프트웨어 모듈용 정보모델 표준안’이 신규작업표준안(NP·New Proposal)으로 채택됐다고 밝혔습니다.

서비스 로봇은 소비자 필요에 따라 기능이 탑재된 모듈을 탈부착해 조립할 수 있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때 각 제작 업체가 만든 모듈을 결합하려면 호환성을 높이는 통신 표준이 필요한데, 이것이 채택된 것입니다.

 

한편, 로봇이 노동력을 대체하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국민소득에서 노동 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인 노동소득분배율이 전 세계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이에 따라 주요국에서는 로봇세 도입에 대한 논의가 한창입니다.

로봇세는 로봇을 활용 또는 보유한 기업에 대해 일정하게 부여하는 세금을 의미합니다.

노동소득분배율의 변화는 여러 정책의 방향성을 결정하기 때문에 중요한 지표로 활용됩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로봇 도입의 효과와 로봇세에 대한 논의’ 보고서에 따르면, 1980년대 이후 미국, 일본, 중국, 독일, 한국 등 세계 주요국의 노동소득분배율은 지속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로봇 도입 효과는 국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습니다.

미국의 경우 로봇 도입으로 인해 고용률과 임금을 감소시켜, 임금 불평등을 키웠습니다.

독일에서는 로봇 도입으로 인한 고용 감소가 서비스업에서의 새로운 고용으로 상쇄돼 총고용을 감소시키지 않았으나, 저숙련 노동자의 비중은 낮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한국의 로봇 도입이 고용에 유의미한 변화를 유도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로봇의 도입으로 인해 평균적인 임금이 감소할 수 있으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로봇을 통해 잠재적으로 부족한 노동력을 대체해야 하는 현실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기에 우리나라는 로봇세가 오히려 부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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