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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리버리는 왜 상폐위기에 몰렸을까

대주주 산타 2023. 9. 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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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 바이오 기업인 셀리버리는 신약 개발 임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때, 주가가 10만원을 넘기도 했습니다.

 

이에 시가총액은 3조원을 넘어서는 모습도 보였지만, 거래정지가 된 현재는 2400억원대로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우선 셀리버리의 주가가 급락한 이유는 개발중인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iCP-Parkin)과 헌팅턴병 치료제의 임상이 더디기 때문입니다.

 

파킨슨병은 현재 임상 완화제만 개발돼 있을 뿐 근본적인 치료제는 전무한 상황이기에 주주들의 기대감은 커졌지만, 현재 파킨슨병 후보물질은 수년째 비임상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또 코로나19가 끝나가고 있는 가운데, 개발 중인 흡입형 코로나19 치료제 역시 임상 1상 단계인 상황입니다.

 

거기에다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669억원, 당기순손실이 751억원을 기록했으며,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255억원 초과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여기에 더불어 오는 10월에는 전환사채 350억원에 대한 조기상환청구권 행사 기간이 도래합니다.

 

대규모 적자로 현금이 말라버렸기에 전환사채 조기상환청구권이 행사된다면 셀리버리는 채권자들에게 돈을 돌려줄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적자 폭이 크게 확대되고 자금을 끌어올 능력이 되지 않자, 셀리버리 감사보고서에는 기업 존속능력 불확실성으로 인해 '의견거절' 통보를 받기도 했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셀리버리는 2022년도 감사보고서에서 최근 사업연도 제무제표에 대한 감사인의 감사의견이 계속기업 존속능력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의견거절 통보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동일한 감사인의 사유 해소에 대한 확인서를 제출하지 못할 경우 상장규정 제28조에 의한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렇게 셀리버리는 현재 신약개발에 대한 임상이 딜레이가 되고, 실적은 엄청난 손실로 인해 당장 빚을 갚을 여력이 없고 이에 기업 존속능력까지 의심받는 총체적 난국인 상황입니다.

 

셀리버리 측은 한국거래소에 이의신청 제기와 함께 △대표이사의 전재산 출연 △자회사 매각 및 유·무형 자산 매각 △신속한 라이선스아웃(L/O) 계약 등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셀리버리의 재무구조 개선 의지는 확고하지만, 문제는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너무나도 크다는 것입니다.

 

우선 매각대상인 셀리버리 리빙앤헬스는 2021년 유상증자로 140억원을 쏟아부은데 이어 지난해 장기대여금으로 168억원을 투입했지만 리빙앤헬스는 지난해 30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게다가 주요 제품이 신약기술이나 후보물질이 아닌 화장품, 물티슈 등 생활용품이라 매각이 제대로 성사될지에 대해서도 우려가 있는 상황입니다.

 

소액주주 5만명이 물려있는 '셀리버리', 과연 재무구조와 신약개발 문제를 빠르게 개선하고 상폐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한편, 셀리버리 주주들은 조 대표와 전현직 임원들을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주주들은 “임상시험과 신약 개발에 사용하겠다는 당초 증자 목적과는 다르게 셀리버리는 2022년 한 해 동안 자회사에 약 168억원을 부실 대여해 외부감사인으로부터 ‘거래의 타당성’ ‘회수가능성’등의 문제를 지적받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모회사가 자본잠식에 빠진 자회사에 추가적으로 35억원 대여한 게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돌려받지 못할 것을 알고도 빌려준 행위는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 또 자회사는 모회사에서 빌린 약 200억원 중 18억원을 자회사 전직 임원이 운영하는 미용실에 부실대여했고 한 푼도 회수하지 못했다”며 “자금이 석연치 않게 유용됐음이 강력하게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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