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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사업이 중국에게 밀리기 시작한 LG화학, NCC 물적분할 시도할까?

대주주 산타 2024. 3. 19.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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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LG화학의 석유화학사업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지난해 LG화학은 각종 석유화학 제품을 제조할 때 두루 쓰이는 스티렌모노머(SM) 공장 1개 라인 가동을 중단했습니다.

그런데 이어 이번 달에 또 1개 라인을 추가로 중단하기로 밝혔습니다. 

 

참고로 SM은 합성수지(ABS) 합성고무(SBR) 제조에 쓰이는 필수원료입니다.

문제는 중국 기업들이 막대한 자본을 들여 공장을 증설하자 공급과잉이 발생하여, LG화학이 생산하는 SM이 수지타산이 안 맞는 지경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오죽하면 직접 생산하는 것보다, 중국에서 사 오는 것이 더 싸게 먹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SM뿐만 아니라, 시멘트·세제(EO)와 폴리에스테르 섬유·필름·부동액(EG) 부문 역시 위기입니다.

 

EO와 EG역시 중국의 공급과잉으로 인해 가격 경쟁력이 급감하면서 사업을 접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실 이는 국내에 있는 모든 석유화학기업들에게 공통된 문제입니다.

실제로 롯데케미칼의 경우, 공급과잉으로 인한 가격 경쟁력 상실로 지난해 중국 EO 생산공장 지분을 중국 기업에 팔았습니다.

 

공장을 가동하면 분명 돈을 벌어야 하는데, 오히려 손실이 발생하고 있기에 LG화학은 눈을 질끈 감고 석유화학부문을 정리하고, 고부가가치 사업에 집중하려는 모습입니다.

 

그래서 LG화학이 합성수지 중 하나인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공장 가동률을 낮추고, 충북 청주·오창의 정보기술(IT) 필름 공장을 중국 기업에 매각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까지만 해도 충분히 골치 아픈 상황인데, LG화학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번에 나프타분해시설(NCC) 사업부를 물적분할하고 지분의 일부를 매각할 수도 있다는 이슈가 나오고 있습니다. 

 

LG화학 측은 NCC 물적분할에 대해서 "다양한 방안 검토 중이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공시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결정된 바는 없다'라고 공시되어 있지만 다양한 방안이 검토중이라는 것을 보면, 물적분할에 대한 생각도 있어보이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NCC는 원유를 정제해 얻어지는 납사를 고온에서 분해하여 석유화학의 기초 원료인 에틸렌, 프로필렌 등의 기초유분을 생산하는 시설입니다.

 

NCC 역시 중국발 저가 공습에 버티지 못하고 가격 경쟁력을 잃어버려서, 더이상 사업을 영위하기가 힘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게다가 유가가 오르면서 원가 부담에 대한 문제가 있지만, 유가가 내리더라도 공급 과잉으로 인해 가격 경쟁력으로 인한 손실도 커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LG화학의 경영진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석유화학부문이 안 좋은 것을 분명히 체감하고 있었을텐데, 왜 2021년에 2조원을 들여서 여수 NCC 2공장을 증설했냐는 것입니다. 

 

무너져가는 사업부를 매각한다면 회사는 적자 문제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지만, 앞서 말한대로 공장을 증설한 상황에서 역풍을 맞고 있기에 사업부를 팔더라도 달가운 시선을 받지는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LG화학은 배터리사업부인 LG에너지솔루션을 물적분할하여 주주들의 가치를 희석시킨 적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물적분할'은 LG화학 주주들에게 금지어나 다름 없는데, 또 LG화학이 이를 진행하려고 하는 것이죠. 

 

이에 주주들의 분노는 극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NCC 사업부를 인수 물망에는 쿠웨이트 국영석유공사(KPC)가 오르고 있습니다.

매각 규모는 대략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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